"간이식 수술에서도 AI 바람"...국내 연구진, '간이식 AI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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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수술에서도 AI 바람"...국내 연구진, '간이식 AI모델' 제시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7.30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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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간이식 AI 모델 개발
- 생체 간 공여자 간 크기 및 부피 자동 계산.. 사람 손으로 직접 하던 방식 대체
- 연구팀 “일본 주도 시장 깨고 국산 제품 성공시킬 것”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게재

[위즈뉴스] 간이식 수술에서도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생체 간이식에서 중요한 공여자 간의 크기와 용량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AI 모델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9일, 이식외과 유진수 교수와 오남기 교수, 영상의학과 정우경 교수와 김재훈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생체 간 공여자 간의 크기와 용량을 CT 영상에 기반하여 자동 측정할 수 있는 ‘간이식 AI모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유진수 교수, 오남기 교수, 정우경 교수, 김재훈 교수 / 사진=삼성서울병원

이번 연구를 계기로 일본이 주도하는 수술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내 연구자가 개발한 국산 AI 모델이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외과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국제외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15.3)’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3D auto-segmentation of biliary structure of living liver donors using 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for enhanced preoperative planning'이며, 유진수 교수와 정우경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오남기 교수와 김재훈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간 이식 AI모델이 수술 성공률 높일 수 있을 것"

연구팀의 유진수 교수는 “간이식 수술 이전 잘 준비된 계획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생체 간 공여자의 숭고한 뜻을 살리고,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간이식 AI모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 10.1097/JS9.0000000000001067

기존에는 이식외과 의사가 CT 영상을 기반으로 공여자의 간을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분할한 다음, 일일이 손으로 크기와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사람이 직접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의사마다 주관적 판단에 따른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한계였다. 

공여자의 간은 기증 후 최소 30% 이상은 유지해야 기증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고, 수여자 역시 자기 몸무게 대비 이식받은 간의 무게가 0.6 ~ 0.8%는 되어야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만큼 공여자, 수여자 양쪽 모두에 안전한 적정선을 찾는게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려 연구팀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2월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공여자로 수술 받은 환자 114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간이식 AI모델을 만들었다.

이들 중 103명의 자료는 간이식 AI모델의 학습용으로, 나머지 인원의 데이터는 예측값과 수술 후 실제 측정값을 비교하는 검증용으로 썼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CT 영상 검사 결과를 3D 모델로 만든 다음, U-Net 기반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환자 데이터 샘플 4개당 한조로 250 차례에 걸쳐 학습을 반복해 최적화를 거쳐 만든 간이식 AI 모델은 검증에 쓰인 환자의 데이터와 맞아 떨어졌다. 

기존 의료진이 직접 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유사도(Dice Similarity Coefficient)는 우엽에서 94%, 좌엽에서는 91%로 나타났다. 간의 용량 차이도 간이식 AI모델과 의사가 직접 측정 값의 차이도 평균 9.18ml로 낮았다. 

환자 간의 용량 크기에 대한 변동성을 예측하는 결정계수(R²)를 비교한 값에서는 오히려 간이식 AI모델이 앞섰다. 간이식 AI모델의 결정계수는 0.76으로 의사가 직접 하는 경우 0.68을 웃돌았다. 그만큼 AI모델이 실제 환자의 간의 용적이나 크기 등을 잘 구분해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료이미지=삼성서울병원

[그림설명] 간이식 AI 모델을 탑재한 수술계획 소프트웨어 구동장면.
환자 CT 영상(위 그림 오른쪽)을 바탕으로 환자의 간을 그대로 모사하여 3D 이미지(위 그림 왼쪽)로 만든 다음, 간의 세부 구획별 크기와 용적률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의료진에게 안내가 가능하다.(아래 그림)

연구팀은 간이식 AI모델의 가능성을 초기 단계에서 확인한 만큼, 이를 발전시켜 보다 정교한 범용 서비스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 주로 쓰이는 3D 모델링 기반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을 역전할 가능성도 AI 모델에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억 25백만 달러(2024년 기준, 한화 약 1,732억원)로 추산되고, 연 평균 6.6%씩 성장해 2030년께는 1억 83백만 달러(약 2,536억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바람을 타고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 시장이 추계보다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현재 시장 주도권을 움켜쥐기 위한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옆 나라 일본은 자국 내 시장을 토대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일본은 간 수술에서 3D 모델링을 이용해 수술할 때 별도 보상을 해준다. 우리 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 하나 당 수 천만원에 달하는 사용료 부담으로,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이용 중이다. 규모가 작은 병원의 경우 비용 부담 탓에 소프트웨어의 도움 없이 수술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발 역량이나 의지가 있더라도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자생력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정책적 관심과 지원 역시 함께 주문했다. 최근 이식외과 의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환자 수가 증가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간이식 AI모델의 도움으로 수술에 집중할 자원과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환자의 수술 결과는 물론 안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 

유진수 교수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간암 수술이나 간이식 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나라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뒤처져 있다”면서 “연구 당시보다 모델의 정확도는 더 올랐다. 수술의 안전성을 높여주는 신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수가 등의 지원을 받아 일본이 주도하는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자체 개발한 간이식 AI모델을 기반으로, 이 모델을 탑재한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를 서지컬마인드㈜와 함께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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